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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갑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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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을 체험한 사람들이 천국을 만들 수 있다!
세계사의 기적을 만든 海賊-바이킹
인류 역사에는 문명을 파괴하고 문명을 만든 ‘위대한 깡패집단들’이 있다. 흉노족, 훈족, 게르만족, 마자르족, 바이킹족, 몽골족, 투르크족, 거란족, 여진족들은 군사력(주로 騎馬전술과 항해술)을 앞세워 文明국가를 정복한 뒤 거대한 제국을 만들고 새로운 문명을 만들었다.
 
  이들은 전쟁을 할 때는 무자비하였으나 점령지를 통치할 때는 너그럽고, 개방적이었으며 때로는 민주적이기도 하였다. 사람을 다스리는 기술이 있었고 제도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들은 종교차별, 인종차별을 별로 하지 않고 인간을 실력과 실용성을 기준으로 평가하여 썼다.
 
  ‘위대한 깡패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變身(변신)을 한 족속은 바이킹일 것이다. 이들은 게르만族의 일파였다. 게르만族이 4세기부터 로마 제국으로 쳐들어가 결국은 로마의 문명을 붕괴시키고 유럽 도처에 자신들의 정복왕국을 세울 때 바이킹은 지금의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 지역에서 부족생활을 하고 있었다. 물론 기독교도 들어오지 않았고, 거창한 神話와 原始종교를 믿었다. 뛰어난 항해술로 유럽의 선진국을 상대로 장사를 하여 먹고 살았다.
 
  8세기 말 이 지역에서 인구과잉 현상이 빚어졌다. 一夫多妻制(일부다처제)였으므로 인구 증가를 막을 수 없었다. 이들은 海賊(해적)으로 변하여 活路를 찾았다. 당시 유럽엔 이들을 막을 만한 强國이 없었다. 기독교가 지배하는 중세암흑기를 맞아 생산력이 떨어지고, 군사력도 약했다. 바이킹은 60여 명이 타는 ‘긴 배’(돛과 노로 간다)로 함대를 만들어 유럽 정복에 나섰다. 지금의 덴마크 바이킹과 노르웨이 바이킹은 경쟁적으로 영국을 침공, 한때 영국 전체가 덴마크 바이킹족의 治下에 들어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바이킹들은 점령지에서 정착하기 시작하였다.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방에 정착한 바이킹들은 프랑스 왕에 충성을 서약하곤 이 지역을 독립국처럼 다스렸다. 프랑스에서 가장 발달한 곳이 되었다. 노르망디 출신 바이킹은 이슬람 세력이 장악하고 있던 시실리와 이탈리아 남부를 점령, 독립왕국으로 다스렸다. 100년 이상 유럽에서 가장 발달한 문화를 자랑하였다.
 
  스웨덴 바이킹은 키에프 지역을 점령, 러시아의 기초를 놓았다.‘러시아’란 말이 바이킹語에서 나왔다. 바이킹은 볼가 강을 타고 흑해로 내려가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을 수도로 두고 있던 비잔틴 제국과 교역하였다.
 
  탐험정신이 강한 노르웨이 바이킹은 아이슬란드도 점령, 이곳을 민주국가로 만들었다. 유럽 최초의 議會(의회)가 창설된 곳이다. 이 바이킹의 일부는 그린랜드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갔다. 콜럼부스가 미국을 발견하기 수백 년 전의 일이다.
 
  11세기 노르망디 公國의 윌리엄公이 영국으로 쳐들어가 정권을 잡았다. 바이킹족이 영국의 지배층이 되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정복왕 윌리엄의 32代 후손이다. 9세기 말부터 바이킹들이 원시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改宗(개종)하기 시작하였다. 서서히 이들의 野性(야성)이 약해지고 문명화되어갔다. 8세기 말에 시작된 바이킹 시대는 12세기 초에 끝난다.
 
  그 바이킹족이 만든 나라들이 지금 세계의 超一流국가이다.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 핀란드(바이킹족은 아니지만 그 문화권에 들어감). 유럽에서 기독교를 가장 늦게 받아들인 이들은 16세기 전반기에 종교개혁이 일어나자 가장 먼저 루터교로 改宗하여, 富國强兵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교리를 얻는다.
 
  1200여 년 전 유럽을 떨게 하였던 바이킹들이 복지국가의 모델을 만들어 가장 행복하게 사는 인류가 되었다. 유엔개발기구(UNDP)가 매년 발표하는 ‘삶의 질’ 랭킹에서 바이킹 국가들은 늘 10위권에 든다. 노르웨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만 달러이다. 이들 나라는 복지가 거의 완벽한 수준인데도 근로의욕이 강하다. ‘일을 열심히 하여 돈을 벌고 그 돈을 좋은 데 쓰는 게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는 프로테스탄트의 윤리가 자본주의 정신으로 정착되었고, 개인의 자율과 책임에 기초한 복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주의 윤리가 성숙되지 않은 가운데 복지포퓰리즘을 펼치면 공짜심리가 만연, 國富를 축낸다.
 
  바이킹은 체력적으로도 뛰어났고 적응력도 최고였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자존심이 강한 야만인이었다. 그 자존심이 열린 주체성이 되어 外來문물을 수용하되 사대주의로 나가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인간을 단련시키고 가진 바 능력을 극대화하도록 만드는 것은 경쟁이다. 대표적인 경쟁상황은 장사와 전쟁이다. 유목민족과 해양민족은 전쟁과 장사를 통하여 단련된 强者들이었다.
 
  지금 세계 一流국가를 만든 나라들은 전쟁과 장사를 통하여 極限(극한)을 체험해본 민족이다. 지옥을 경험한 사람들만이 천국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은 1945년 이후 그런 극한체험을 하였다. 문제는 최근 20여년이다. 평화가 너무 오래 계속되니 젊은 층은 한반도의 현실을 잊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둑 아래에 살면서 남태평양의 통가에서 사는 것처럼 행동한다. '노르딕 모델'을 어슬프게 흉내 낸 복지포퓰리즘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국엔 맞지 않다.
 
  趙甲濟
  ⊙ 부산고 졸업. 부산 수산대 중퇴. 하버드대 연수
  ⊙ 부산 국제신보 기자, 월간 마당 편집장
  ⊙ 조선일보 월간조선 편집장, 월간조선 대표 역임
  ⊙ 저서로 「근대화 혁명가 朴正熙의 생애」 全 9권 등 다수
[글쓴이 : 趙甲濟]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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