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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 이야기
한강포럼 2005년 2월 제25호
저는 포도주에 대해서 계통적으로 또는 문헌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1969년 조선일보사의 파리특파원으로 부임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포도주를 마셔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많이 포도주를 마신 사람인 것만은 틀림없을 것 입니다. 지난 35년간 줄기차게 포도주를 즐기면서 마셔온 사람으로서 포도주에 얽힌 이야기를 잠시 하려고 합니다.
 
  우선 저는 포도주를 모슨 공부나 하듯이 책을 보고 강좌를 듣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10여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포도주가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하고 포도주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가면서 포도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그나마 우리 자신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각종 토속주들이 경제적인 이유와 세무행정상 편의 때문에 모조리 사라져버리고 술이라면 희석 소주와 흉내만 낸 맥주가 판을 치고 있을 때와 비교해 본다면 우리나라의 술 문화라고 할까 술의 판도는 많이 바뀐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사라져 없어진 것으로 여겼던 각종 토속주들은 물론 위스키와 포도주가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고 맥주도 다양화되면서 질적 향상의 길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애주가들에게는 좋은 세상이 된 셈입니다. 특히 포도주에 대해서는 건강에도 좋다는 이야기가 계속 전파되면서 소비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은 35년 된 포도주 애주가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히 반가운 현상입니다.
 
  제가 처음 파리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프랑스에서는 테이블 와인 이라고 해서 물값보다도 싼 포도주가 번듯이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30여년이 지난 오늘날 프랑스의 와인은 고급화의 길을 계속 걸어왔고 프랑스 사람들의 일인당 포도주 소비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제 아무리 포도주가 건강에 좋다고 해도 포도주도 술인 것은 확실하고 건강을 위해서는 알코올소비를 줄여나가야 하기 때문에 포도주 소비도 감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도주에 얽힌 에피소드는 수없이 많지만 저의 실패담이라고 할까 기억에 남는 몇가지 이야기를 고백해 볼까 합니다.
 
  파리특파원으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당시 르•몽드 신문의 외신부 간부로 있던 P씨의 저택에 저녁 초대되어 갔을 때 일입니다. 10여명의 초대손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우리나라에서 하던 습관대로 식탁에 나온 포도주병을 들고 여러 사람들의 잔에 따르면서 한잔 하기를 계속 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포도주병을 들고 손님들과 따르고 마시고 하는 것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냉랭한 것 같아서 며칠 후 저녁 식사자리를 함께 했던 프랑스기자를 만난 기회에 물어보았습니다. 순간 저는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주인(호스트)이 아닌 사람이 포도주병을 들고 이사람 저사람에게 따르는 것 자체가 예의에 벗어날 뿐더러 호스타가 그날 포도주를 몇 병 준비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같은 행동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으로 초대되었을 때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호스트 또는 소믈리에(포도주 담당자) 이외에는 포도주병에 손을 대서는 안되는 것이 프랑스 인들의 상식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파리거주 몇 년 후의 일이었으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겠습니다.
 
  또 한가지는 포도주 테이스팅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언제부터 시작된 관습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포도주 테이스팅에 관해서 애초부터 잘못 시작된 점이 있습니다. 수십년 묵은 포도주는 복잡한 유통과정과 보관상태에 따라서 포도주의 맛이 변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혹시 주문한 포도주가 변질되지 않았는가를 맛을 보고 확인해 달라는 것이 테이스팅의 참 의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포도주에 대해서 평가나 언급을 해달라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테이스팅을 하게 되는 사람이 적당한 언급이나 평가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경우가 흔합니다. 포도주의 질이나 맛은 주문한 포도주의 산지나 가격에 따라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을 전문가다운 무슨 평가를 하라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테이스팅을 하게 되는 경우, 포도주가 변질되지 않았으면 “좋다” 또는 “괜찮다”고 한마디만 하면 되는 것을 처음부터 테이스팅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거창한 한마디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 것입니다. 이점 우리나라의 소믈리에들이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될 잘못된 관습입니다.
 
  금년 봄 보르도 포도원에서 뿌리가 20m 정도 내려간 30여년 묵은 포도나무가 지하 깊숙한 곳으로부터 각종 무기물을 흡수하고 있는 단면을 실제로 본적이 있습니다. 지표에서 적당히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20m 까지 내려간 뿌리에서 흡수한 각종 유기•무기물이 포함된 포도씨와 열매, 바로 그 포도열매로 빚은 포도주가 왜 건강에 좋지 않겠습니까. 저는 포도주 덕분에 다른쪽에는 문제가 약간 있습니다만 심장과 혈관(혈압)은 아직도 정상이며 오늘도 포도주를 마시는 포도주 예찬론자입니다.
[글쓴이 : 신용석]  200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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