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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基承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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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비가(晩餐 悲歌)
해외여행의 즐거움은 새로운 볼거리와 먹거리이다. 요즈음 젊은 세대는 조금 달라진다고 하나 한국인은 원래 식사에 무덤덤한 편이다. 먹거리에 관심이 없는 분도 많고 심지어는 입이 짧아 해외여행을 기피하는 분도 있다. 여행 중 식비 지출이 무척 낮고 패키지여행 광고에서도 먹거리는 세일즈 포인트가 아니다. 일정표에 방문 식당 안내는 전무하고 기껏 ‘한국식당 몇 회 방문’ 등의 선전 문구가 포함되는 식이다.
 
  尙美會는 현지전통 식음(食飮) 문화 체험을 강조해 왔고 상당한 수준의 미식 성향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필자에게도 여행 기획 중 가장 공이 들어가는 부분이 식당 수배, 특히 만찬의 예약이다. ‘尙美會 여행이 식사가 괜찮아’라는 평을 듣기 위해 어느 정도의 무대 뒤의 노력이 필요한지 유럽 여행을 예로 소개해 드린다.
 
  우선 미식 전문 서적과 인터넷을 통해 방문 도시마다 최고 평판 식당을 열 곳 정도 선정한 후 식당별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한다. 좌석 수, 메뉴, 가격 등 기본 정보부터 최근 3년간의 미디어 클립과 방문객 평론까지 살펴보면 후보 식당이 세 곳 정도로 줄어든다. 방문 6개월 전에 예약을 신청하면 세 곳 중 한 곳은 성공한다.
 
  개인의 식당 예약은 한 달 전 즈음 국제전화 한 통으로 쉽게 해결된다. 인원이 6인을 넘으면 예약금이 요구된다. 10인이 넘어가면 대부분 식당이 예약을 꺼린다. 유럽 중소도시의 고급식당들은 기껏해야 3~40석 규모이다. 언제나 만석인 인기 식당이 정체를 모르는 외국인 단체를 반길 이유가 없다. 16인 이상의 ‘대형인원’을 예약하려면 일찍부터 장문의 편지로 방문 취지를 애절하게 피력해야 한다. 설마 그리 일찍? 하고 의심되겠지만 슈퍼 인기 식당은 3개월 전에도 자리확보가 힘들다. 왕년의 ‘엘 불리’는 예약 선행 기간이 52개월까지 늘어났었다. 식당과의 교통을 고려하여 숙박호텔도 선정하고 D-5개월까지 모든 예약을 확보해야 다음 분기 여행계획서 원고를 제시간에 넘길 수 있다
 
  만찬식당 한곳의 예약을 위해 평균 30통의 이메일이 소요된다. 예약 실패 포함하여 예약 OK까지 10통, 메뉴 협의 확정에 10통, 예약금 송금 확인 5~6통 마지막으로 우리측 사정 변화에 따른 인원 조정 3~4통. 여기에 국제 통화 2~3회가 추가된다. 10박 여행코스를 준비하려면 모든 식당 수배에 300통 이상이 소요된다.
 
  이렇게 공을 들인 만찬에도 만족 못 하는 분이 꼭 나온다. 조금 짜다, 너무 느끼하다, 웨이터가 무시한다, 등의 이유인데 대개는 해결 불가사항이다. 유럽 음식이 원래 우리보다 짜고 느끼한데다 손님 입맛대로 간을 가감해 주지도 않는다. 무시 사례를 파고 들어가 보면 대개 다음 같은 스토리이다. 우리 식(손님=갑)으로 지나가는 웨이터에게 갑자기 현지 상식에 어긋나는 지시(e.g. 접시 바꿔줘, 케첩 가져와)를 한다. 바빠 정신없는 웨이터가 남 테이블 손님 영어를 알아듣지 못했다가(웨이터도 영어가 짧다) 몇 분 후 우리 담당 웨이터를 마주칠 때 ‘너희 테이블에서 누군가가 무언지 필요하대’라고 전달하고 끝낸 케이스이다. 불평접수 즉시 심각한 얼굴로 카운터에 가서 매니저와 몇 마디 덕담하고 돌아와 불평객에겐 ‘이번엔 어쩔 수 없어도 다음부터는 시정하도록’ 꾸짖었다고 둘러댄다.
 
  다행히 이런 불평은 소수이다. 그런데 말들 안 해도 뻔히 알고 있는 거의 모두의 불만 사항이 있다. “식당 좋고 음식 맛있는데 양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식사 시간 반으로 줄일 수 있나요?’’
 
  관광객 전용 식당이나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는 (맛없는 음식을) 조금 주문하여 빨리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손꼽히는 인기 식당에 예약을 확보하려면 정찬이 기본이다. 그곳의 1인분은 우리 2.5인분 정도이다.
 
  유럽 일반식당의 평균 식사 시간이 4인 팀 기준 한 시간 반이라고 한다. 인원이 열 명이 넘으면 두 시간이 걸린다. 尙美會가 가는 파인다이닝(fine dining)급 식당은 4인 팀 2시간 반, 단체 7코스의 정찬은 3시간 반이 걸린다. 게다가 지중해 미식 지역의 저녁은 많이 늦다. 식당 오픈 시각이 프랑스 19:30 이탈리아 20:00 스페인 20:30이며 음식 서빙은 오픈 30분 후에 시작된다. 스페인에서 단체 정찬을 즐기면 자정이 넘어야 끝난다.
 
  실은 이 문제로 무척 애를 쓴다. 메뉴협의 때 한국인 식사관습을 설명하고 서빙 양 30% 축소 및 fast track service를 부탁하고 모든 세부 주문까지 사전 확정한다. 식사 현장에선 코스별로 끝나지 않은 분 접시까지 치워달라며 손수 교통정리를 하면 두 시간 반 정도로 단체 식사를 끝낼 수 있다.
 
  2시간 반도 참기 힘들다는 불만이다. 미식가들은 식사가 워낙 즐겁고 이 정도 시간은 식탁에서 흥겨운 분위기로 지낼 수 있다. 반면 평균적인 한국 분은 몇 술을 뜨고 나면 바로 일어나고 싶어 한다. 어려서부터 식사 중 대화 금지의 교육을 받은 분도 있다. 尙美會 여행이 성공적으로 유지되는 비결은 과반수의 단골 미식 고객들이 만찬 분위기를 주도해 주신 덕분이다.
 
  첫 번째 尙美會 참여하시는 분들께 간절히 부탁 드린다. 어차피 해외문화에 한번 젖어 보자고 나온 여행길인데 잠시 국내 습관은 접어두시도록, 즐거운 만찬 식탁에서의 대화를 위하여 몇 가지 토픽이나 수준 있는 우스개 이야깃거리를 준비해 오시도록 당부드리고 싶다.
 
  <尙美會 이사>
[글쓴이 : 尙美會]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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